이마가 넓은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역시 빠지는 머리카락일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베개 위에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이나 머리를 감을 때 수챗구멍을 메우는 머리카락은 마치 자신의 분신들이 죽어있는 듯 참담한 기분을 들게 할 것이다. 그러니 대머리 남성들이 머리를 감는 것은 마치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회가 문명화 될수록 젊은 대머리가 늘어난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얼굴은 동안인데 정수리 부근이나 또는 앞머리 쪽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 성근 모습을 보이는 젊은이들이 많다. 대체로 사람들은 현대인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대머리를 유발한다고 믿고 있다. 어느 한 신문의 모발관련 기사에서도 "스트레스 증가와 환경오염 등으로 탈모증환자가 늘어나면서…" 라는 표현을 써서 스트레스와 공해를 대머리의 주범으로 단정짓는 인상을 준다. 필자 역시 스트레스는 두발의 영양상태를 불량하게 만들어 2차성 대머리를 양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가설일 뿐 실제적으로 스트레스가 머리카락을 빠지게 한다는 정확한 이론은 정립되어 있지 않다. 만일 스트레스와 대머리가 관계가 깊다면 강도 높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모두 대머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결론은 유전적인 대머리 소인을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탈모가 가속화는 되겠지만 스트레스 자체가 대머리를 만들어낸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음식 역시 탈모와 관계는 있다. 고지방식은 혈관에 콜레스테롤을 쌓이게 만들어 머리털의 영양공급을 방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이나 유럽 등지를 다니다 보면 우리 나라보다 훨씬 많은 대머리 남성을 볼 수 있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육식 위주의 식사가 채식 위주보다 대머리를 더 많이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것도 가설에 불과 할 뿐 실제 채식주의자에게 대머리가 없고 비만한 사람에게 탈모가 심하다는 통계적 유의성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모발의 성분은 겔라틴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한 머리카락을 가지려면 동물성 단백질도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 결론은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식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머리카락을 괴롭히는 것은 강력 세정제인 샴푸, 그리고 파마나 염색과 같이 사람들의 인위적인 조작일 것이다. P샴푸라는 회사에서 아시아 8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머리카락 손상 정도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한국의 경우 서울지역 13-60세의 소비자 5백명을 조사했는데 역시 가장 큰 고민은 머리 빠지는 것(44%)과 가려움증 (37%)였다. 그 다음이 비듬 33%,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는 것 24%, 머리카락이 끊어지는 것 19%, 머리카락이 엉키는 것 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의 경우 90%가 최근 파마나 염색을 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모발을 혹사하는지 알 수 있다.
우선 샴푸에는 대체로 계면성 활성제가 들어 있어 모발의 뿌리까지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리고 파마의 원리는 젤라틴으로 된 머리카락의 구조를 파괴한 다음 화학약품으로 다시 고정하는 것이다. 뼈를 인위적으로 골절시키고 다른 모양으로 깁스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염색을 할 때 사용하는 염료의 주성분은 과산화수소다. 이것도 모발의 단백질을 파괴한다. 또 염료가 모공을 통해 내려가 털뿌리에 나쁜 영향을 준다. 아침마다 습관적으로 하는 드라이도 머리카락을 상하게 한다. 이것은 털이 열에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요인들이 머리카락을 을 상하게 하고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머리털도 우리 인체의 중요한 조직이다. 멋은 자연상태 그대로일 때 더 아름답다.
파마나 염색을 할 때도 머리카락에 휴식기를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